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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그란트: 여기는 태국

2019년 가을,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조 그랜트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태국의 트레일러닝 단체로부터 함께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조는 ‘미소의 나라’ 태국에서 지내는 동안 가졌던 감흥을 이 영상과 이야기에 담았다. 이를 조는 꼭 알맞게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오래 행복하게 달릴 수 있는 비결은 균형을 찾아가는 데에 있다. …태국에서 트레일러닝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발전을 향한 옳은 기초를 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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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Wagon Productions / 사진: BD Thailand Team, 조 그란트

11월 말의 어느 후텁지근한 저녁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슬렁거리며 복작거리는 치앙마이 거리를 돌며 저녁을 해결할 곳을 찾고 있었다. 근처에 태국 볶음국수 팟타이를 잘하는 집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숙소 주인이 설명해준 노란 식당 건물을 제대로 찾은 듯했다. 창으로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는 대여섯 개 요리가 한창 만들어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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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입구로 나와 미소와 함께 나를 맞이한다. 팟타이? 그가 물었다. 몇 분 만에 국수 오믈렛이 나왔다. 평범한 음식의 기대치 못한 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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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요리의 독특한 점 하나는 단맛과 매운맛, 신맛과 매운맛 사이 균형을 찾는다는 점이다. 맛 사이의 균형이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마다 향토색이 가미될 때는 더욱 그렇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음식은 한층 인간적인 풍취를 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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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평정을 향한 이러한 탐색은, 요리를 넘어 태국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일종의 문화의 원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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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를 건널 때였다. 신호등보다는 신뢰를 따른다는 일이 발생했다. 질주하던 오토바이가 끼이익 괴성을 지르며 겨우 코앞에 와서 멈춘다. 어깨 한 번 움찔한 운전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버렸다.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했다는 얘기를 태국인 친구에게 들려줬더니 태국어로 ‘마이 펜 라이’라며 설명해준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도의 뜻이다. 이 말은 실제 사용하는 경우보다 더 폭넓은 느낌을 준다. 일종의 삶의 태도로, ‘흘러가는 대로 따르라’쯤 되겠다. 세상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태도다. 이런 불확실성의 도전을 직시하는 하나의 방법은, 모나지 않게 받아들이고 쓸데없는 걱정은 놔두는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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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국에 방문한 까닭은 태국의 발전하는 러너 집단을 대상으로 내가 가진 경험 및 지식을 나누려는 것이었다. 오래 행복하게 달릴 수 있는 비결은 균형을 찾아가는 데에 있다. 즐거움과 고통 사이, 순간의 희열과 잔잔한 감동 사이의 균형이다.

태국에서 트레일러닝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발전을 향한 옳은 기초를 다져가고 있다.

-블랙다이아몬드 선수 조 그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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