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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게드, 헬름켄 폭포를 회수 가능한 확보물만을 사용해 오르다.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클라이머 윌 게드(Will Gadd)는 20년 이상 블랙다이아몬드의 장비를 테스트해왔습니다.
코브라(Cobra)와 같은 혁신적인 카본 샤프트가 달린 아이스툴을 처음 제안하기도 했던 그는 지금까지 여러 시제품을 사용해 전세계의 빙벽을 등반해왔습니다.

시제품 아이스 피톤을 사용해 나이아가라 폭포를 오르는 것부터 특수 제작된 길다란 아이스 스크루로 그린란드에 도전하는 등 윌 가드는 모험을 위해 모든 것을 해왔으며 블랙다이아몬드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에게 귀중한 피드백을 보내왔습니다.

최근 그의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는 캐나다인 특유의 독창성을 포함해 여러 가지 혁신을 담고 있으며,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윌 게드가 헬름켄(HELMCKEN) 폭포의 무시무시한 얼음을 볼트와 같은 고정확보물이 아닌 회수 가능한 확보물에 의지해 오르며 최신 장비를 테스트하는 장면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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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름켄 폭포를 처음 찾았을 때, 저와 제 동료인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팀 에메트(Tim Emmett)는 빙벽등반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모든 빙벽을 비교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450피트(약 137미터)에 달하는 폭포는 절대 얼지 않을 것이지만, 그 폭포수가 뿌려대는 스프레이와 같은 물방울들은 폭포 주변의 모든 것을 덮습니다.

이곳은 마치 거대한 축구장이 반으로 잘려 그 천장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것 같습니다. 정상까지 오버행인 이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스프레이가 얼어붙어 마치 괴물처럼 매달려 있어요.

여러분이 아이스 클라이머라면 이곳을 오르고 싶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리스나 태국의 아름다운 석회암지대를 보는 것처럼 누군가에 의해 등반되기를 바랄 거에요.

이곳의 바위는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푸석하고 썩은 것들이므로 확보물들은 일반적으로 잘 견디지 못하고, 장비를 설치할만한 크랙도 거의 없습니다.

또 테니스 코트처럼 거대한 바위들이 스프레이 얼음과 같이 규칙적으로 떨어지곤 합니다.

어느 해인가 이곳에 왔을 때 팀과 제가 등반했던 루트의 첫 피치 전체가 바닥에 누워 있었어요. 스프레이 얼음과 볼트가 바위와 뒤섞여있었죠. 말 그대로 바위가 벽에서 떨어져 나간 겁니다.

볼트는 보통 단단하다고 생각하지만 헬름켄에서는 볼트가 훨씬 역동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볼트란 곧 패배라고 생각해요. 볼트는 어느 곳이나 오를 수 있게 해주니까요. 그보다 시원스런 등반은 가능하면 자연스런 확보물을 사용하는 겁니다.

볼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달리기나 자전거를 탈 때 마치 모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아요. 그렇지 않은 것이 하루를 마감하며 기분이 더 좋을 것입니다.

윤리란 대부분 자아와 그를 실현하는 자세에 관한 것이므로 저는 자연스런 장비를 쓰는 것이 더 윤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제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다고 생각할 뿐이죠.

헬름켄에서도 아이스 스크루를 사용해봤지만 부드러운 얼음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았어요. 볼트처럼요. 하지만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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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사라 휴니켄(Sarah Hueniken)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를 등반했어요. 그리고 블랙다이아몬드는 우리에게 부드러운 얼음에 사용할 장비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 스펙터(Spectres) 아이스 피톤에 작은 삽날을 용접한 장비였죠.

이 장비는 블랙다이아몬드 디자인 팀이 쉬는 시간에 만든 것입니다. 그들은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이를 사랑하는 클라이머들이죠.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안전하게 오르며 부드러운 얼음에 이 스펙터를 사용했지만 한편으로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이 장비들로 무엇을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헬름켄의 와일드한 스프레이 얼음을 보았을 때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명 ‘나이아가라 스펙터’와 새로 나온 울트라 라이트 아이스 스크루(Ultralight Ice Screws), 그리고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이곳을 오르는 것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제 아이디어를 함께할 수 있는 미친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사라 휴니켄과 저는 많은 곳을 함께 등반하고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헬름켄에서 자연 확보물을 이용해 등반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이성적으로 대답했어요.

저는 그녀의 이런 목소리를 자주 듣는데,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제 목숨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헬름켄에 가서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도 이곳에서 등반을 하려 한다면 단순한 빌레이어가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를 원할 거에요.

이 둘의 차이점은 파트너란 등반 중 큰 그림을 보며 여러분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만일 추락 시 스펙터가 빠져 날아가 눈을 찌르거나 얼굴을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짜 캐나다인들처럼 CCM 하키 헬멧을 샀어요.

저는 베이퍼 헬멧(Vapor helmet)을 좋아하지만 블랙다이아몬드에서는 하키 헬멧처럼 얼굴 보호대가 달린 제품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아마 이런 장비가 필요한 시장은 매우 작을 거에요.

여하튼, 저는 헬름켄 폭포에서 볼트로 백업을 한 후 스펙터를 설치하고 여러 번 추락 테스트를 했고 얼음이 찢겨나가는 고통스런 결과를 얻었습니다. 새로운 울트라 라이트 아이스 스크루도 테스트해보았는데 일반적인 얼음에서는 정말 놀라웠지만 스프레이 얼음에서는 찢겨나갔습니다. 미친 닭 한 마리가 로프를 타고 내려오며 저의 등과 가슴을 줄곧 쪼아대는 것처럼 보였어요.

성공은 의심스러웠죠.

그때 저는 예전 그린란드에서 사용했던 블랙다이아몬드의 50cm짜리 특수 아이스 스크루가 생각났어요. 이 스크루를 이용해 부드러운 얼음에 매우 깊은 V-스레드 앵커를 만들었는데, 전에도 알파인 등반에서 스노 볼라드를 만들거나 계곡에서 모래로 확보지점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것들은 적어도 매달렸을 때 떨어지지 않았어요.

저는 물리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원리는 로프의 곡선을 통해 얼음이 깨어지지 않을 정도의 힘을 배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맞아요, 이건 마치 부두교의 주문을 외우는 일과 같죠. 하지만 효과가 있었어요!

저는 여러 차례 어려운 테스트를 했고, 또 보통의 스펙터 아이스 피톤을 크랙에 설치하는 것도 테스트했습니다. 그건 버텨줄 것 같았어요. 게임은 끝이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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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또 새로운 시제품 리액터 아이스 툴(Reactor Ice Tools)과 세 가지 새로운 피크도 테스트했습니다. 저는 우리들이 아이스 클라이머로서 최고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어요. 새로운 ‘내추럴 아이스 피크’는 얼음에서 다른 어떤 피크보다 훨씬 얼음을 덜 깨며 날렵하게 박혀요.

이 아이스툴은 만족스런 소리를 내며 날아가 마치 화살처럼 얼음에 박힙니다. 스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쉽게 되죠. 또 울트라 라이트 아이스 스크루는 제가 쓰던 예전 것들보다 무게가 절반도 되지 않아요.

저는 35년 동안 아이스 클라이밍을 해왔고, 이렇게 좋은 장비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마침내 아주 특이한 장비들을 가지고 난폭하게 생긴 이 스프레이 얼음의 첫 피치를 올랐습니다. 코브라 아이스 툴과 짧은 아이스 스크루, 스펙터를 묶어 고정하고 V-스레드 앵커 4개, 그리고 나이아가라 스펙터를 사용했죠. 비록 약간의 두려움이 있긴 했지만요.

저는 이렇게 백업 해놓은 확보물들이 단단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더 높이 오르기엔 시간이 부족했지만 저는 헬름켄 폭포에서 볼트 없이 더 많은 등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더 많은 장비들을 테스트해보고 싶으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는 이성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믿고 제품을 테스트하게 해준 블랙다이아몬드에 매우 큰 감사를 드립니다. 20년 이상의 위대한 모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를 때마다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