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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RUN. REPEAT. – 힐러리 제라디와 카일 리처드슨의 노르웨이 대자연 달리기

블랙다이아몬드 후원 선수 힐러리 제라디와 카일 리처드슨은 장거리 달리기 경주의 스타들입니다. 하지만 경기 트랙을 밟는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향한 열정이 남아 있죠. 경기에서 지친 몸을 치유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그들의 노르웨이 대자연 질주를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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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사진: 율렌 엘로자

원래는 7시쯤에 기상해서 커피와 아침을 먹고 8시쯤에 숙소를 나가는 게 처음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은 정말 주관적인 것이었죠. 휴가를 즐기러 온 것도 있었겠지만, 그곳은 낮이 길어서 제일 컴컴한 밤이 어스름한 새벽녘 정도의 밝기로 겨우 낮과 구분 지을 수 있을 정도밖에 안됐어요. 최고로 어두운 밤중에도 헤드램프 하나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죠. 지친 몸을 쉬느라 정오까지 자다가 일어나도 긴 하루를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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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내려진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지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제 손에 들린 메모엔 지도 전문가인 리자와 스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여러 가지 팁과 추천 명소의 이름들이 적혀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체계적인 계획이 있었습니다만, 사실 계획 없이 어디를 가더라도 멋진 경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곳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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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때문에 트롬쇠를 2018년에 한번 왔던 적이 있어서 익히 알고 있었죠. 당시에도 멀리 보이는 피오르드를 신비롭게 드리우는 두꺼운 안개와 구름의 극적인 경치를 보고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달리기 경기를 항상 좋아했으면서도, 동시에 이런 절경에 사로잡힌 저는 언젠가는 경기장과 근육통으로 욱신거리는 다리를 뒤로하고 이곳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결심을 했죠. 지난봄 카일을 만났을 때, 어느새 제가 카일에게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신이 나서 떠들고 있더군요. 카일도 달리기 선수였지만, 저는 알 수 있었어요. 그도 마찬가지로 노르웨이 바위 산의 매력을 알아보리란 것을, 그리고 모험을 위해 경기에서 얻은 근육통 따윈 신경 쓰지 않을 것이란 것을요.

그렇게 여름이 왔습니다. 북극권을 지나 맑고 투명한 하늘을 바라보았죠. 하루 전날 저는 카일과 함께 트롬쇠에서 열린 60km를 오프로드로 달려야 하는 스카이레이스 대회에 참가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할 수밖에 없었지만, 압도적인 피로감도 잠시, 우리 눈앞에 아름다운 대자연이 펼쳐졌습니다. 몸이 힘들 거라는 건 예측했던 일이었죠. 사실 대회는 이곳에 오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으니깐요.

물론 대회를 좋아하죠. 너무나도 좋아해서 연간 계획을 세울 때도 대회 위주로 돌아가니깐요. 대회는 스스로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다른 위대한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회만이 동기부여의 전부는 아닙니다. 진정한 마운틴 러너에게 있어서 산악 지대를 빠르게 질주하는 것은 그의 본질 자체이니깐요.

힐러리 게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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