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아담 온드라,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2위
얼마 전 캐나다에서 난이도 5.15b 루트를 초등한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아담 온드라 선수가 대회에서도 우수한 기량을 뽐내며 올해 규모가 가장 큰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논란이 있었던 예선전과 온드라 선수 특유의 건조한 피부, 또 그가 어떤 스타일의 문제를 선호하는지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담은… 그야말로 완벽한 클라이머에요.”라며 그의 코치 팍시 우소비아가가 준결승 루트를 오르고 있는 아담 선수를 지켜보며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기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온드라 선수는 암장에서 훈련하지 않았습니다. 25살 체코 출신의 클라이밍 천재 아담은 캐나다 아체팔레 산에서 홀드가 거의 없는 석회암 슬랩 루트를 등반하고 있었죠.
온드라 선수는 그렇게 캐나다에서 5.15b 루트(디스빌리프,Disbelief)를 초등하자마자 바로 몇 주 만에 카멜레온처럼 모습을 바꿔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는 리드 클라이머로 탈바꿈했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는 꽤나 만족할만한 성적입니다.”라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그가 말합니다.
“결승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떨어지기 직전까지도 꽤 괜찮은 호흡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어렵다고 느끼면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내려와서 영상을 보면서 알게 됐는데, 오른발을 더 높은 곳에 디뎠어야 했더라고요. 그랬다면 떨어지지 않고 조금 더 오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라며 그가 덧붙입니다.
하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 그는 바로 다음 종목인 볼더링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중간에 온드라 선수를 만나 대회에서 있었던 그간에 일에 대해 묻고 다음 종목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리드 대회 성적에 만족하는 편인가요?
2위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솔직히 만족하는 편이라기보단 더욱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종목을 위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마음가짐이죠. 저는 좌절하지 않았고, 최선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예선전에서 두 개의 루트를 모두 완등하며 선전했는데요. 그 이후로 자신감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나요?
네, 예선전 성적이 제일 좋았죠. 등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근데 준결승에선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일단 처음엔 제 차례가 언제쯤 올지 알 수 없었어요. 앞에서부터 한 명씩 세기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굉장히 빨리 지나가다가 점점 느려졌고, “아, 루트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가 보다. 꽤 오래 기다려야겠는걸”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20분 후 제 차례가 되었어요.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어쩔 수없이 피부가 건조한 상태로 등반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 나름의 워밍업 전략이 있는데 20분으론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자신감이 살짝 떨어졌고 피부가 너무 건조해서 느낌이 좋지 않았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핑계를 많이 대고 싶지는 않아요.
항상 피부가 건조한 편인가요? 정도가 심한가요?
제 건조한 피부는 마치 생리통 같은 것이에요. 캐나다에 있을 때 특히나 손이 건조하고 미끄러웠는데, 플라스틱 홀드를 잡을 때는 정말 최악이죠. 크림을 많이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또 너무 매일 바르면 크림의 유분이 피부에 붙어 씻어낼 수 없게 돼서 슬로퍼를 잡을 때 매우 불리합니다.
다행히도 결승전에는 지문 상태가 정말 좋았습니다.
등반 전에 뜨거운 차가 담긴 컵이나 따뜻하게 데워진 베개를 약 20분 동안 손에 쥐고 있거나,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고 물기를 말린 후에 등반을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초크를 묻히기도 합니다. 손의 온도가 높아지면 짧은 시간 동안 피부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손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닝 기간 동안에는 하면 좋지 않습니다.
건조한 피부가 다른 클라이머들에게도 흔한 편인가요?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저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에요. 가끔은 제 피부도 평범한 사람 같을 때가 있고, 심지어 땀이 많을 때도 있죠.
예선 경기에서 블랙다이아몬드 광고 판넬 때문에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 사건이 준결승에 대한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거나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사건 정리: 경기 중 션 맥콜 선수와 로만 디그란지스 선수가 루트 세터가 벽에 설치한 블랙다이아몬드 스폰서 배너를 발 홀드로 사용했다는 심판의 판정이 있었습니다. 두 선수는 배너가 설치된 지점까지의 점수만을 획득할 수 있었고, 결국 두 선수 모두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온드라 선수의 판정에도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준결승이 있기 전에 감정을 다 털어버렸던 것 같아요. 원래는 아예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러면 션 선수와 로만 선수에게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사건에 관해 제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죠. 애초에 루트 세터들의 잘못이었으니깐요.
물론 IFSC가 저에게 션 선수와 로만 선수와는 다른 판정을 내린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심판에게 직접 설명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차이를 알 수 있는 영상이 있습니다. 분명 루트 세터의 실수였고, 이런 것 때문에 경기의 결과가 좌지우지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두 선수에게 불행한 날이었고, 그것이 대회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강한 클라이머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일요일 리드 경기와 수요일 볼더링 예선 사이에 이틀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트레이닝을 할 예정이에요 [웃음].
아니 뭐라고요? 정말로요?
그간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지난 열흘 동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하루 정도 운동하는 것은 괜찮을 거예요.
지난주에는 오롯이 리드에만 집중했는데, 리드는 지구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볼더링은 코디네이션 동작이나 다이노가 중요하기 때문에 따로 연습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무엇을 했나요?
아침 9시에 이곳에 도착해서 한 시간 반 동안 볼더링 트레이닝을 했고, 지금 인터뷰가 끝나면 코디네이션이나 여러 볼더링 기술들을 연습하러 갈 예정이에요.
볼더링에서도 입상을 목표로 하나요?
물론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단 우선적으로 준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진: 존 글라스버그
제가 등반할 때쯤에는 홀드에 초크도 많이 끼고 암벽화 고무도 많이 묻어 있겠죠. 경기장이 실내에 있다 하더라도 홀드가 손때를 많이 타면 온도가 높아져서 좋지 않은데, 이번 경기장은 실외에 있죠.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후 2시에는 30도가 넘는 기온에 해도 쨍쨍할 거라고 하네요.
어찌 됐건 이런 요소들 때문에 최소한 이번 월드 챔피언십 대회가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태양이 변수가 될 수 있는 실외에 경기장이 있으니깐요.
스스로가 볼더링보다 리드를 더 잘한다고 생각하나요?
그런 편이에요. 문제 스타일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제 스타일에 맞는 볼더링 문제라면 매우 좋겠죠. 리드에서는 항상 꾸준한 편이에요. 리드에서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항상 결승에 진출했으니깐요. 하지만 볼더링에서는 문제 스타일이 저와 맞지 않는다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특히 지난 2년간 볼더링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코디네이션 동작은 저랑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위 등반 같은 느낌의 볼더 문제라면 … 최고로 좋을 것 같아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