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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IE TROTTER: THE LAST DAY – 스페인 등반의 마지막 날

스페인에서 보낸 세 번째 블로그에서 소니 트로터가 자신의 14년 간의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시도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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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항 호텔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멘붕을 겪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한 살이 된 우리 아들 ‘타툼’이었습니다. 뭔가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전혀 먹으려고도 하지 않고, 잠도 안 자려 하고 울음을 멈추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를 떠난 이래 우리 애가 처음으로 갑작스러운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습니다. 우리의 비행기는 아침 6시에 출발 예정이었습니다.

겨우 21살 때 바르셀로나에서 아침 일찍 고국 행 비행기를 탔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한 명의 지친 엄마 곰과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는 작은 아기 곰이 있는 작고 답답한 호텔 방이 아니라, 공항 한쪽 구석에서, 여기저기 땜질한 에어 매트리스 위에서 혼자 자고 있었죠. 대형 카펫 청소기가 고음으로 끽끽대는 바람에 밤새 잠을 설쳤었고요. 이번에도 상황이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불쌍한 우리 아기를 괴롭히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죠. 배고픔과 점점 심해지는 젖니가 올라오는 통증, 과로, 너무 더운 방, 시끄러운 소리, 또는 충분히 어둡지 않거나 어쩌면 그저 아직 ‘시우라나’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아이를 달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써보면서 애가 악을 쓰며 내는 소리를 참고 견뎌내는 겁니다. 이런 일이 아주 자주 있진 않으나, 막상 벌어지면 굉장히 견디기 힘듭니다.

와이프인 리디아와 저는 비행기 타고 귀국하는 게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주간 비행이어서, ‘타툼’이 까탈을 부릴 수도 있어서죠.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어 하고, 예절을 지키거나 조용히 앉아 있는 참을성이나 타인에 대한 의식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항상 액션과 모험, 자극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정말 솔직히 말하면, 이번 원정은 리디아로부터 받은 엄청난 사랑과 성원이 아니었다면 아마 반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겁니다. 리디아는 등반이 제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이해해주었고, 내가 바위로 가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줄 정도로 자신보다 저를 더 배려해줍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저도 같은 생각으로 제 와이프의 꿈을 지원합니다. 각자의 어떤 아이디어나 비전에 대해 대화할 때, 우리는 늘 ‘예스’라고 말하고 나서 그런 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함께 구상하곤 합니다.

이번 원정에서 배운 한 가지는 생각한 무엇이든 다 실현 가능하다는 겁니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일, 등반, 가정의 밸런스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말 간절히 원해야만 하며 적절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낙관적이고 창의적인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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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라나’에서의 저의 마지막 날, 로카 데 미사(Roca De Misa)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리디아와 타툼은 화덕 같은 더위를 피해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햇볕이 암벽에 이르기 전에, L-멘츠를 (L-Ments) (저의 14년 된 5.14 프로젝트임) 마지막으로 한번 등반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그 날을 끝으로 우리의 원정을 마감하고자 했습니다.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어, 친구들과 제가 워밍업을 서둘러 한 후, 해가 온 종일 우리의 등반 현장을 바비큐로 바꾸어 놓기 한 시간 전 등반을 시작할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네스에 선등자 매듭을 묶고 암벽화 끈을 조였고, 이번 시도에 완전히 모든 걸 다 쏟아야만 함을 머리 속에 다시 각인시켰습니다.

펌핑이 오는 긴 스포츠 루트 위에서 애쓰고 있을 때의 관건은 되도록 오래 동안 침착성을 유지하는 겁니다. 예리한 포켓에 닿을 때마다 멍든 연한 피부의 아픔고 싸우며 움찔움찔 했고, 계속 집중하고 꼭 해내리라고 다짐하면서 불안감을 이겨냈고, 심호흡하고, 재빨리 팔을 털어주고, 나도 모르게 끙끙대고 고함을 지르며, 격심한 펌핑을 이겨냈습니다. 그랬더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앵커에 도착할 무렵 거의 탈진 상태였지만 엄청난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이제 저는 집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타툼은 아닐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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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제가 기억했던 것과 똑같이 여전히 아름다웠고, 한없이 펼쳐진 석회암 위에서의 등반에 대한 저의 사랑은 지난 14년 간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 동안 제 열정이 점점 더 강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 대한 깊은 사랑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때마침 타툼이 잠이 들었고, 저는 와이프에게 내년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알아요”라고 와이프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게 승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Sonnie Tro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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