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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AS LADY CRUSHERS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

에밀리 에르난데스가 설립한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는 클라이밍계에 다양성을 가져오기 위해 여성 주도의 클리닉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 (이하 TxLC)는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암벽 등반을 즐기는 여성 클라이머들의 작은 사교 모임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논 바이너리(non-binary)나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클라이머들에게까지 클럽을 확장하게 됩니다.

첫 모임은 2020년 3월 웨이코 탱크스(Hueco Tanks)였습니다. 비단 참가자들뿐 아니라 저에게도 전문적인 교육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죠. 하지만 이후 클럽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기와 겹쳐 어쩔 수 없이 모임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9월에 TxLC는 정규 프로그램을 위해 가이드 회사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모임에 참여인원 제한이 생기긴 했지만 이전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원 제한 때문에 클럽 멤버의 대다수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비용, 접근성, 그리고 멘토십의 부재는 클라이밍을 포함한 여러 아웃도어 레크리에이션에서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문제점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만의 가이드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2020년 11월 TxLC는 유한책임회사가 되었고 현재에도 계속해서 텍사스 여성 클라이머들의 발판을 마련하고 역사를 바꾸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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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LC의 시작

저의 고향인 샌안토니오는 당시에 등반이 허가된 장소가 아예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오스틴주 쪽에는 석회암과 화강암 재질의 바위가 즐비한 환상적인 등반지가 널려있었기에 저는 등반을 하려면 그쪽으로 가야 했죠.

2017년 9월, 어떤 여성 클라이머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라이머스 랜치에서 여성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저는 당연히 바로 수락했죠

어느 날 눈 떠보니 제가 다른 클라이머들을 위해 루트에 탑로핑을 설치하고 있더군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꽤 규모가 있는 클라이머들의 모임을 성공적으로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는 이런 클럽은 저도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고, 이것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연이은 모임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클럽은 나날이 발전해갔고 그렇게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가 탄생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4년간 저를 물심양면 도와주신 훌륭한 교육자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TxLC는 클럽 멤버와 다른 모든 클라이머들에게 커뮤니티에 기반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각의 모임, 자원봉사 프로젝트 및 클리닉은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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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십

2021년 추수감사절 기간 동안 저의 꿈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TxLC 멘토십 주였죠. 주말 이틀에 걸쳐 진행된 클리닉은 소수의 전문 여성 등반 가이드를 중심으로 등반 기술, 커뮤니티, 그리고 가이드 입문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텍사스 클라이밍 어드벤처(Texas Climbing Adventures)와의 협력을 통해 지금은 친구가 된 암벽 가이드이자 멘토인 셀레나 팽과 뉴욕 출신의 SPI 가이드 알렉시스 크라우스와 마리안 페레즈를 알게 됐고 이들과 함께 주최한 TxLC 멘토십 주는 일생에 한 번뿐인 소중한 이벤트였습니다. 주말 동안 이들은 40명 이상의  클라이머들을 교육하고 지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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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블랙다이아몬드에서 저희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싶다는 제안까지 받게 됐습니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우리 크루 멤버에는 콜렛 멕클너니, 사바나 커민스, 하나 자모라, 베카 로드리게즈, 캐시 코커, 그리고 사샤 터렌틴이 있습니다. 이렇게 TxLC는 이렇게 분야 최고의 여성 인재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었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멤버들의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가 미국에서 가장 분열이 심한 지역에 뚜렷한 멘토십을 제공했다는 부분입니다. 이벤트가 열렸던 그 이틀 동안에 우리가 등반계에 보여줬던 다양성은 텍사스 클라이밍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우리의 성과

이벤트 기간 내에 달성하고 싶었던 목표를 하나씩 차례로 해내었습니다. 참가자들뿐 아니라 촬영을 담당하던 카메라 크루들까지 우리가 서로에게 보여준 연대, 존중, 그리고 사랑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죠.

이번 이벤트를 기회로 저와 멤버들은 그동안 소망했던 변화에 더 큰 자극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라이밍에서 중요한 게 프로젝트나 레드포인트 그레이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 거죠.

모든 일에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환경을 만드는 어른의 몫이 선행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습니다. 그 누구도 TxLC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저는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어요. 또 언젠가는 클라이밍 커뮤니티 전체가 저희 활동의 가치를 알아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저의 아이돌 격인 클라이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TxLC의 리더들과 멤버들에게 감사하며 우리가 소망하는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씩 함께 이루어 나가자고요.

-에밀리 에르난데스

텍사스 레이디 크러셔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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