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라 오헤다 : 그녀의 첫 멀티피치 등반
2017년 3월 4일 토요일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선수 다일라 오헤다는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입니다. 전 세계를 돌며 등반했고 최고 5.14c급 루트를 완등했지만 아직 두 개 이상의 피치로 이루어진 루트를 등반한 적은 없습니다. 스페인 몬세라트에 8개 피치로 이루어진 유명한 루트 La Directa de L’amistad(5.13b)가 그녀가 경험한 첫 번째 멀티 피치 였습니다.
영상과 이미지 : 베르나르도 지메네스, 인터뷰 : 다일라 오헤다,
몬세라트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바르셀로나 근교에 역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마치 누군가가 등반해주길 기다리듯 우뚝 서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등산로나 등반지뿐 아니라 산기슭에 자리한 수도원 또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몬세라트의 주된 등반지로는 L’Aeri 섹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본 절벽 중 가장 아름다웠던 이곳에서 친구는 저에게 8개 피치가 합쳐진 La Directa de L’amistad(8a, 5.13b)라는 루트를 보여주었습니다. 멀티 피치 등반에 익숙한 클라이머에겐 흔한 루트일 수 있으나 저에게 이런 거대한 산은 정말이지 색다르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멀티 피치 등반을 배우면서 처음 클라이밍을 시작했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하나하나 배울 의지로 가득 찼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리드 등반과는 다르게 저만의 흐름을 찾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볼트가 오래돼서 낡거나 볼트 간격이 멀리 떨어진 구간에 들어서자 추락하는 게 너무 겁이 났습니다.
멀티 피치는 리드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드에 비해 루트 자체가 훨씬 길며 등반 중 지쳐서 내려가고 싶어도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또한 항상 집중한 채로 자신의 파트너를 서포트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멀티피치는 클라이머들 간의 유대가 더 끈끈한 것 같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멀티 피치에 경험이 많은 제 친구이자 등반 파트너였던 이그나시 덕분에 저는 안심한 채로 등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완등 후 저는 녹초가 되어 있었지만 등반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고 멀티 피치 등반에 빠져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등반하게 될 루트들이 기대가 됩니다!
ㅡ다일라 오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