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토마호크 초등, 조 킨더
2017년 4월 26일
90년대 후반에 클라이밍을 시작한 블랙다이아몬드 앰배서더 조 킨더 선수는 지금까지 수많은 루트를 등반했습니다.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완등한 5.14급 루트가 약 200개 정도이며, 어렵기로 유명한 크립토나이트(Kryptonite, 5.14d, 토미 콜드웰 초등)도 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재능은 루트를 개척하고 초등하는 것 입니다. 스페인 남서쪽 사막 지역에는 그가 개척하고 초등한 루트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수년 동안 개척을 하는 과정에서 킨더 선수는 마침내 그가 걸작이라 부를만한 라인을 발견했습니다. 이제껏 그가 초등한 루트 중 가장 어려운 난이도인 본 토마호크(Bone Tomahawk)를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 트리스탄 그레츠코, 사바나 커민스; 사진 : 트리스탄 그레츠코; 인터뷰 : 조 킨더
Q&A
지난 십 년 동안 14후반대 난이도의 루트들을 여러차례 완등 중이신데요. 본 토마호크를 크립토나이트 같은 다른 14급 루트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본 토마호크가 다른 어떤 14급 루트보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초등이다 보니 그만큼 시도도 오래 했고요. 초등이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이유는 클라이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초등은 두 번째, 세 번째 완등하고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어렵고 힘들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초등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다른 모든 요소들을 극복해 나가는 긴 여정입니다. 제가 초등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초월해도 기록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역사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요! 이런 점이 저를 매료시킵니다.
루트를 처음에 볼팅 할 때, 완등까지 6년의 시간이 걸릴 거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엄청난 프로젝트일 거라고는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평생을 노력해도 등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볼팅한 루트들이 많습니다. 다른 클라이머들을 위한 작업인 거죠.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게 될 잠정적 초등자를 위해서요. 이 루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볼팅을 할 당시에는 순전히 남을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등반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발전을 보이기 시작했고, 몇몇 동작을 연결하는데 성공하면서 믿음이 생겼습니다. 더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높이가 얼마나 되고 크럭스 구간은 어디에 있나요?
20미터 정도 되는 루트인데 다행히 크럭스 구간이 아래쪽에 있습니다. 난이도는 V11 정도인 거 같아요. 그리고 나서 루프 구간으로 진입하면 V8~9 정도 되는 동작들이 연결돼 있습니다. 전신의 근육을 쓰고 힘이 많이 드는 구간입니다. 체력 안배를 끝까지 잘해야 합니다. 초반 크럭스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위는 비교적 쉽게 등반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동기를 잃지 않고 등반지로 계속 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요? 등반지로 가는 것 차제로도 힘들지 않았나요? 항상 동행했던 린지 선수도 시도하던 루트가 있었나요?
항상 본 토마호크만 시도했던 것은 아닙니다. 일단 등반지에 가게 되면, 새로운 루트를 볼팅하거나 이미 개척된 루트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본 토마호크에 붙을 때도 있고요. 날마다 개척과 등반을 번갈아 가면서 하고, 쉬는 날에는 본 토마호크의 완등을 꿈꾸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성과가 있는 날에는 만족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날이 태반이었죠.
본 토마호크 정도의 노력을 쏟아야 하는 루트는 아니었지만, 린지가 등반할 만한 루트도 몇 개 있었습니다. 린지는 모든 과정을 저와 함께하고 지지해준 제 은인입니다. 그녀도 혼자서 두 개의 루트를 볼팅 하기도 했지만, 주로 저에게 맞춰주었습니다. 그 고마움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완등한 10월에는 결정적으로 무엇이 달랐나요?
헌신인 것 같아요. 작년 봄에 몇 동작을 연결할 수 있었고 다음에 혹시 모를 완등에 대비해 미리 트레이닝하고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루트가 제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더 재밌고 기다려졌습니다. 여름 동안 열심히 트레이닝했습니다. 리플에 있는 플래닛 가배지(Planet Garbage, 5.14d)를 완등했고 자신감과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프로젝트를 완등할 준비가 되어있었죠.
필립 슐 선수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제가 완등한 루트를 누군가에게 바친다는 게 이상해 보이실 수 있지만, 저에겐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본 토마호크를 완등했던 주에 제 절친이었던 필립 선수가 죽었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던 그의 부고 소식에 저는 일주일 내내 혼란에 빠져있었습니다. 2013년 이후로 그렇게 많이 울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이 루트를 그에게 바친다고 말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대중들이 그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그를 떠올렸습니다. 그가 그리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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