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즐 핀들레이 일렉트릭 에비뉴 (ELECTRIC AVENUE) (5.13+R)
“이 세계엔 클라이머라면 꼭 가봐야 하는 장소가 정말 많아요.”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헤이즐 핀들레이가 말합니다. 스웨덴 보후슬란에 끝내주는 화강암 암질의 등반지가 있다는 소식은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최근이 돼서야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죠. 친구이자 등반 파트너인 마들렌 코프와 함께 찾아간 스웨덴에는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콜렛 맥너니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후슬란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인 일렉트릭 에비뉴 (Electric Avenue) (5.13+R)를 완등한 헤이즐 선수의 영상을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및 사진: 콜렛 맥너니
이후로 스웨덴에서 등반하고 돌아온 여러 클라이머들을 만났는데, 그들 또한 마찬가지로 비슷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저도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 했지만 클라이머가 가야만 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보니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흐르고 말았죠. 게다가 스웨덴에는 항상 비가 자주 내려서 프랑스나 스페인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어요. 친한 친구인 마들렌 코프가 저에게 가자고 부추겨서 실제로 계획을 짜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며칠은 지역을 탐사하며 오래된 고전 루트들을 등반했습니다. 봄기운이 남아있던 때라 바위의 대부분이 젖어있었는데, 세련되고 절제된 느낌의 풍경은 영국의 등반지와 비슷해서 친근감마저 느껴졌죠.
완등한 날 아침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무시무시한 프로젝트를 등반해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곧 날씨가 안 좋아질 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등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날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날이었죠. 이럴 땐 제 경험상 무슨 일이 있어도 일단 짐을 챙겨서 등반지로 가기만 하면 되더군요. 일단 가기만 하면 모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는데, 그날도 마찬가지였어요.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헤이즐 핀들레이